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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의 소개팅은 무엇인가요? (오랜만의 회고)
    기타/일상 2021. 12. 23. 23:15

    오늘은 오랜만에 회고글을 써보려고 한다.

    정글을 끝마치고 나서도 'TIL을 써야지'라는 목표를 잡았지만 정글 수료 후에 금요일부터 한 협력사의 과제전형을 부여받았고 3일동안 밤새며 과제에 몰입하느라 블로그 글은 쓸 엄두도 나지 않았다.

    대신, 과제전형을 제출하는 repo에 3일동안 내가 어떠한 것을 배우고 고민했는지를 작성했고 그 부분을 여기에 노출하면 법적 문제로 이어질 것 같기 때문에 나의 private repo에만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과제 전형이 끝난 이후에는 월요일에 바로 연락이 와서 화요일에 1차 면접을 보러 갔다.

    과제 기반 기술면접이기에 내가 쓴 기술스택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월요일 날 보낸 시간들을 정리하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다음 날이 면접이다보니 기록을 남기는 시간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화요일 면접 당일, 아직 나는 대전 카이스트 문지캠퍼스에 남아 몰입을 이어나가고 있어 이른 아침에 눈을 뜨고 아침 시간에 잡혀있는 면접을 위해 ktx를 타고 서울로 떠났다.

    서울,,,, 일년만에 간 것 같은데 역시나 사람이 많았고 면접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지만 코로나 감염에 대한 긴장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같다.

    환승, 출구찾기, 길찾기등 여러 문제를 마주하며 힘겹게 해결해서 면접장소에 도착했고 면접은 정말 재미있었고 좋은 시간이였다.

    이 날의 기억, 면접 질문을 정리하지는 못하겠지만 느낀 감정들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남기지 못했다.

    면접관으로 참석했던 분들은 개발팀에서 가장 연차가 높은 분들이였고 기술적인 면접질문도 있었지만 인성 질문도 포함되어있어서 질문을 받으면 '나는 어떠한 사람이고 어떠한 가치관을 가졌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였다.

    또한, 면접을 마치고 내가 질문 할 시간을 주셨는데 약 20분동안 많은 것들을 물어보며 내가 이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면 개발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배우며 성장할 기회가 무궁무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화요일 저녁 쯤에 과제전형 및 1차 인터뷰 합격 소식을 전해주셨고 목요일에 fit 면접(아마 최종..?)이 잡혔다.

    fit면접이라는 것은 처음이였고 그냥 대기업/공기업 임원면접이랑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을 정리했고 이 회사가 나와 잘맞는지도 검증해야하기에 마지막에 질문할 시간을 주면 하고 싶은 질문들도 정리했다.

    알고리즘 1문제 풀기와 면접 준비에 시간을 쓰니 하루가 어느새 갔고 목요일, fit 면접의 날이 다가왔다.

     

    오늘의 면접,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결과가 합/불을 떠나서 너무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다.

    면접 시작, 전형적으로 하는 질문인 간단한 소개와 왜 이 회사를 지원했는지를 물어봤다.

    이미 예상했던 질문이기에 내가 왜 지원했는지에 대해 내린 정의를 서스럼없이 말했고 그에 대해 꼬리질문이 이어졌다.

    내 말이 너무 정적이고 핏을 일부러 맞추려고 포장해서 준비했다고 느껴진 것일까?

    면접관님이 너무 추상화한 대답보다는 본인이 생각하는 솔직한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질문을 하나 던지셨다.

     

    '최악의 소개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때부터 나의 흐름을 놓쳤다.

    면접은 소개팅이다. 너를 떨어트리려고 시험대에 올리는 것이 아닌 뽑고 싶어서 검증하는 것이다. 면접자라고 해서 을이 아니다. 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고 그렇기에 나는 작은 긴장감만 가지고 나의 흐름대로 말을 했는데 솔직히 많이 당황했고 머릿 속이 더 복잡해졌다.

     

    '5분도 채 안지났는데 결과가 최악의 소개팅이 될 느낌인가?', '내 답변이 잘 전달 되지 않는 것인가?' 많은 생각이 오고갔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소개팅을 대답했다.

    대답을 듣고서는 면접관님이 생각하는 최악의 소개팅을 말해주셨다.

     

    '최악의 소개팅은 소개팅 때에는 정말 잘 맞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는데 10일만에 헤어지는 것이다.'

     

    이 말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면접을 보면서 fit이 맞을 줄 알아서 뽑았더니 전혀 아니였다'라는 것인 것같다.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그 당시에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정말 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회사의 fit에 맞아보이는 옷을 걸쳐 입은 채 보여준다면 회사 입장에서도 안좋겠지만 나한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

    나도 언젠가는 그 옷이 내 옷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벗을테고 그 순간부터 회사와의 거리는 멀어질 수 있고 그 회사를 다니는 게 재미없을 수 있기 때문에.

     

    저 질문을 받기 전에도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다음에 계속 이어지는 질문에서도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내가 겪은 경험을 사례로 들며 나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잘 전달 되었다면 그들이 나를 회사와 fit하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들이 생각하는 fit과 내가 생각하고 있던 회사 fit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불합격이라는 말은 언제나 들어도 아쉬움이 남도록 하는 말이지만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해야겠지..)

     

    그리고 오늘 나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이 부분이 내가 오늘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고 이 말을 잊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약점을 '나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낮다'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부연해서 나의 약점에 대해 설명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얘기했다.

     

    얘기가 끝나고서 면접관님이 해주신 말은 아래와 같다.

    지금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말 안 좋은 것이다. 그릿이 강점이라고 했는데 그릿이 있어도 좋지 않은 그릿이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상위 10%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그 대신 자만하지 말고 상위 0.1%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라

    우리 회사 과제전형을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개발능력은 좋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열심히 했다는 게 보인다는 나를 좋게 봐주신 얘기도 해주셨다.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는 것은 하지 말고 어제의 나, 길게는 반기 전의 나를 생각하며 성장을 느끼라고 해주셨다.

     

    나의 작은 능력을 인정해주신 것도 감사했지만 누군가 나의 잘못된 부분을 피드백해주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나 자신을 상위 10%개발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아마 내 성격 상 자기암시하는 것을 못해서 고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봐야겠다.

    하지만, 언제든 자만은 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겸손함은 유지하며.

     

     

    오늘은 알고리즘 2문제 풀고 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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